big bad world diary 2008/12/30 23:18

요즘은 뇌를 쉬게 만들어주는 온스타일 채널을 보다가도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키모라, 제니스 같은 악녀들이 타인에게 억지를 부리거나 무시해버리고 독단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여 이루어낸 그야말로 조악한 결과물들에 대중은 열광하고 그녀들은 때돈을 긁어모은다. 그리고 그 돈으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분명 그녀들의 수완은 좋다. 감각도 어느 정도 탁월한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독단적이기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물을 내어놓을 때도 많고(비록 거기에도 열광하는 사람들도 많다만) 주변인들에게는 상처를 입힌다.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책 제목처럼  '나쁜 여자가 성공하는' 시대란 말인가? (진짜 섬뜩했던 예: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가정이나 기타 모든 책임 따윈 버리고 브랜딩 일에 매달리라고 해 놓고서는, 업무 외 일이었던 자기 열살난 딸의 생일파티 기획을 시킨 것. 물론 본인은 군소리 않고 잘 하더라마는)

여기서 '성공따윈 관심없어'라는 무책임한 말로 문제의 핵심을 비껴가고 싶지 않다.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면서도 사업의 중심을 잃지 않고, 상처를 입히지 않고도 일을 탁월하게 처리할 수는 없는걸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최대의 생산성보다는 더 높은 이상인 최대의 선을  추구하자는 주장은 정말 허공을 치는 듯한 말일까? 전체적인 사회의 균형과 기회비용을 생각했을 때 (정신상담치료 비용이라던지, 자녀의 마약 재활훈련소 비용, 환경파괴 비용)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자는 것을 일일히 수치와 실험결과로 나타내고자 한다면 참 많은 시간이 소요될텐데. 그래도 해야되는 일이다. 많은 선한 뜻을 가진 사람들이 오늘도 이를 위해 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시대는 악하고, 지혜가 더욱 절실하다. 겁에 잔뜩 질려 통 속에서 밀을 까부르던 소년을, 단 300의 군사로 수만대군의 적진을 격파시킨 용장으로 만든 성령의 기름부으심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