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의 경험 diary 2009/11/22 20:28

임신 검사 중 알게 된 난소의 혹 깨끗하게 제거완료 후 퇴원. 하나님께 감사.

-

몸에 최초로 구멍을 뚫어보았구나. 전신마취로 두 시간동안 내 몸을 헤집어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경험과 더불어.
차가운 회복실에서 고통스럽게 깨어나는데, 옆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살려달라고 신음하였다. 난 너무 춥다고 옆에 있는 간호사한테 호소했다. 죽음의 뒷모습을 살짝 본 기억이라고 해야 하나. 수술 후 3일째로 접어드는데, 아직도 몸이 힘들고 구역질이 난다. 어쨌거나 점점 나아지고 있다.

-

입원, 수술의 과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인간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수술이 무슨 마사지 같은 테라피도 아니고, 환자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인 것 같다.
엄마 수술 때 간호사들이 불친절한 것을 보면서 뭐 이 따위야 욕했는데, 밤새 환자들을 체크하는 그녀들은 정말로 백의의 천사들이었다. 늘 웃고 비위 살살 맞춰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아- 어쨌거나 병원은 정말 싫은 곳이다. 채식과 운동을 미리미리 해서 병원에 드나드는 일 없도록 해야겠다.

-

고대 산부인과 병동에는 대부분이 부인과 암환자들이다. 내가 있었던 5인 병실에도 네 분이 모두 암환자 분들이어서, 수술 후 힘들어 죽을 것 같았을 때도 이 분들 앞에서는 걍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 암환자분들은 병원을 몇차례나 드나드는 단골손님같은 분들이어서 서로서로 정보도 많이 주고 받고, 수다도 함께 떨드라. 아줌마들끼리 서로 위로하며 지내는 건 좋은데, 모이면 그 자리에 없는 다른 환자 아줌마를 욕하고 옆 병실의 누구를 욕하고 -_-;;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기 힘든 상황들인 건 이해하지만 그렇게 하면 더 속상해서 수명을 단축시키는게 아닐까 걱정도 되었다.
마음 곱게 쓰는 것도 또 하나의 장수 비결이라면 비결일텐데 말이다.